주식 투자, 아무도 모른다 주식 부자, 아무나 안 된다
서희를 낳기 전 84년생 김지영을 넷플릭스에서 처음 봤을 때, 내겐 별 감흥이 오지 않았습니다. 그냥 저게 그렇게 페미니스트 소설이라는 오명을 쓸 정도의 작품인가 싶었는데 서희 낳은 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복습시키고 싶을 정도로 공감의 정도가 확연히 달라졌다. 서희가 약 200일 되기 전까지 너무 힘들고 우울해져서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다. 그래도 애가 5월생이라 덥더라도 애 데리고 놀이터 벤치에서라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.
또 힘들 때는 맘카페에서 다른 분들이 애엄마로서 엄마답지 못하다며 실망하는 글들을 보며 공감하고 위안을 받았습니다. 또 다른 방법으론 엄마로서 마이너스 수준인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이었는데아무래도 나는 바닥까지 찍었던 것 같다.
오모리 타츠시 감독 작품. 이번엔 방치까진 아니지만 아이를 자기 소유물처럼 생각하고, 초등학교에선 조금이라도 배워서 독립하지 못하도록 앞 길 막은 엄마 등장입니다. 이것도 실화 바탕이라고 하는데 나중에는 돈이 떨어지자 본인의 엄마를 아들에게 죽이라고까지 합니다.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, 다른 길을 모르는 아들은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마는데. 참 아동학대도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. 엄마역으로 나오는 나가사와 마사미는 청순한 역일 땐 청순하게, 비열하고 싼 티 나는 역이면 그 역할조차 그대로 소화해 내서 팔색조의 연기를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.
이 영화에선 후자로 그런 형제자매가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. 매년 등장하는 사회복지사가 있는데, 구하지 못한 아이를 고민하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. 보는 내내 다른 시청자 마음도 그랬을 것 같다.
보면서 그래도 나는 그정도 나쁜 엄마는 아니지? 하는 위안이 아니라 열에 뻗혀 눕고 싶을 정도로 둘 다. 슬프고 화가 나는 영화였습니다. 아이를 슬프게 하는 나쁜 어른이 되기 싫다. 그나저나 저 영화에 나오는 엄마도 별로지만, 책임지지 않는 아빠란라니. 뭐 하는 사람인가 싶습니다.